과학

사람들을 웃기고 생각하게 해주는 이그노벨상

과학세상 2023. 11. 18. 03:56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은 1991년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유머 과학 잡지 '불가능한 연구 연대기(Annals of Improbable Research)'가 과학에 대한 흥미를 자극하기 위해 제정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스꽝스럽거나 잉여적인 연구에 수여되지만, 똑같이 우스꽝스러운 일을 한 사람이나 단체에 교훈을 주기 위해 수여되기도 합니다. 시상 과정은 종종 우스꽝스럽지만 뛰어난 연구와 그저 우스꽝스러운 연구에 대한 상이 주어지는 등 코믹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을 웃기고 생각하게 해주는 이그노벨상

 

2023 이그노벨상

*화학 및 지질학상

*문학상

*기계 공학상

*공중보건상

*커뮤니케이션상

*의학상

*영양상

*교육상

*심리학상

*물리학상

웃기는 생각나는 괴짜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

2023 이그노벨 공중보건상

박승민(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비뇨기의학과 강사)

<대소변을 측정해 건강을 관리하는 스마트변기 발명 공로>

 

스마트변기는 대소변을 관찰해 변기 사용자들의 건강을 위해 만든 제품입니다. 비데 세정기 위치에 달려있는 카메라가 사용자가 배출하는 대소변을 실시간으로 관찰합니다. 대변의 크기, 형태, 색깔 등을 기록해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추측합니다.

 

건강 진단에는 침이나 땀, 피와 같은 몸에서 나온 물질이 필요합니다. 이것들에 들어있는 단백질과 같은 화학물질을 분석해 몸 상태를 자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피입니다. 그러나 피를 뽑아봤다면 알 것입니다. 혈액 채취는 숙련된 전문가의 손길을 필요로 하면서도 고통을 동반하는, 쉽지 않은 방법입니다.

 

박승민 박사는 몸이 만든 또 다른 물질, 대변과 소변에 주목했습니다. 대소변을 보기만 해도 건강에 대해 많은 걸 알 수 있다는 게 박승민 박사의 생각입니다.

 

대변의 굵기를 보면 한 사람의 식습관을 유추할 수 있고, 소변의 색깔로는 요도염이나 방광염, 신장 질환 등을 알 수 있습니다. 남성은 소변 배출 속도와 시간을 통해 전립선 이상 여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일 모이는 대소변 데이터로 번거로운 검사없이 몸의 이상을 잡아내는 것이 스마트변기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연구자의 입장에서 대소변은 물로 씻어내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생체 정보의 보고란 뜻입니다.

 

박승민 박사의 학부 전공은 물리학이었지만, 대학원에서 미세유체를 다루는 의공학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스탠퍼드대 의대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혈액 진단 기술을 연구하던 그에게 스마트변기란 아이디어가 찾아온 것은 2018년, 스승 고 샌지브 갬비어 스탠퍼드대 의대 영상의학과장 덕분이었습니다.

 

사실 스마트변기에 대한 아이디어는 이르면 80년대에 나왔지만, 구체적인 연구는 없었습니다. 아마도 변기와 대소변이 터부시되는 주제였기 때문이겠죠. 영상의학계의 전설적인 인물인 갬비어 교수의 격려로 스마트변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연구팀은 카메라로 형태를 관찰하는 방법을 택했고, 변기 내부에 LED 조명을 설치하였는데, 사람들이 변기에 앉으면 엉덩이가 외부의 빛를 가려 내부가 어두워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날 대변 연구자들은 1997년 케네스 히튼 영국 브리스톨 왕립병원 의대 내과의과 발표한 “브리스톨 대변 척도”에 따라 대변을 분류합니다. 이 척도는 “변이 장내에 오래 머물수록 수분을 잃고 단단해진다”는 점을 이용해 대변을 일곱 가지로 분류합니다.

 

제1형부터 제7형까지 굵기와 형태에 따라 대변을 콩알처럼 작고 단단한 것(제1형, 심각한 변비)부터 완전한 액체(제7형, 심각한 설사)까지 일곱단계로 분류합니다. 생김새에서 알 수 있듯, 제3형과 제4형이 이상적인 대변입니다. 해당 분류를 통해 대변의 형태만 알아도 변기 사용자가 변비인지, 심각한 장 질환을 앓고 있는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이 공개한 스마트변기 영상에서는 스마트변기 AI가 마치 보행자를 인식하는 자율주행차처럼 변기아래로 떨어지는 똥을 실시간으로 인식했습니다. 스마트변기는 생물학은 물론 기계공학, 컴퓨터공학이 합쳐져야 가능한 발명품이었습니다.

 

연구팀은 방금 용변을 본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항문 주름이 사람마다 천차만별로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항문 주름 인식 스캐너”를 생각했으나, 사람들의 거부감, 윤리적 문제로 현재는 변기와 핸드폰을 연동해 데이터를 분류하려고 시도 중입니다.

 

화장실은 보건 문제의 중심에 있습니다. 스타트업과 힘을 합쳐 스마트변기를 만듥 있습니다. 내년에 시제품이 나오면 요양원 등 노인복지시설에서 효용을 검증할 예정입니다. 노인들의 20~30%가 변비를 겪고 있습니다. 변 상태를 직접 관리하기는 어려운데, 스마트변기를 통하면 적합한 식습관이나 운동요법을 추천할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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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공헌 노벨 생리의학상 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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